자막 제작 : 지혜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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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시라카와상

 

벌써 시작한 건가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상주가 없어서야

어떻게 된 거야?

요코하마의 친척은

가는 김에 장례식은 하겠지만

자신은 먼 친척이니까

상주는 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거야

 

그럼 어떡하지?

스님 오신다구

나한테 말해도 소용없잖아

 

아휴 남작님
맘대로 시작하지 말아주세요

 

상주가 없어서야

언제가 되야 마실 수 있을지
알 수 없잖아

 

손녀인 하토코상에게는
오후쿠상이 연락해 주셨죠?

우리 큰 아이가 메일 보냈어

회신은?

그게 안 왔어

전해지면 좋을 텐데 말야

 

이번 참에 친한 이웃집의

바바라부인에게 상주를 부탁해 볼까?

아무래도 그건 좀...

 

바다의 향기가 나네요

바다?

 

구구짱

오랜만에 뵙습니다

다행이야 시간 맞춰서

하토코짱

아~ 아저씨

인사는 나중에 하고

구구짱 옷 갈아 입어

 

그러면 상주님께서

분향해 주시길 바랍니다

 

사실은 돌아올 생각따위 없었다

 

츠바키 문구점

츠바키 문구점
~가마쿠라 대서사 이야기~

 

제 1화 기묘한 조의장

 

내가 태어나서 자란

가마쿠라의 츠바키 문구점

 

돌아가신 할머니는 여기서

편지의 대필을 하셨다

 

스스로는 쓸 수 없는
수많은 편지의 의뢰를

그 사람을 대신하여

할머니는 매일 써 나갔다

 

할머니의 장례식을 마친 나는

8년만에 여기로 돌아왔다

 

하지만 오래 있을 생각은 없다

 

하토코!

언제까지 잘 생각이야!

이제 그만 일어나렴!

 

맞아 가마쿠라에 있었지

 

봄은 쓴 맛

여름은 신 맛

가을은 매운 맛

겨울은 기름과 마음으로 해서 먹어

 

이런 걸 아직 붙이고 있었구나

 

열쇠 어디에 있더라?

 

어라 하토코짱

저기...

 

보이프렌드가 선물로 마카롱을 줬어

괜찮으면 차라도 마시러 올래?

 

감사합니다

이 이웃분은 모두에게

「바바라부인」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왜 그렇게 불리고 있는지는 모른다

잘 먹겠습니다

구구짱은 계속 외국에 있었어?

네 최근까지 파리에

 

파리!

 

그래서 장례식 때

남쪽 바다의 향기가 난 거구나

아세요?

대충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에서 혼자 살다가

디자인 학교에 다녔었는데

취직에 실패해서

 

알바로 모은 돈을 전부 가지고

해외로 도망갔어요

8년간 할머니랑도 소원해지고

 

그래서 만난 적이 없었던 거네

나는 5년 전에 여기로 이사왔어

그러셨어요?

 

이웃 간에 사이좋게 지낸다면

분명히 재밌겠네

 

아마도 여긴 팔게 될 것 같아요

 

요코하마의 친척분이

여기에 살지 않을 거면

집을 부수고 토지를 파는 게 좋다고...

 

동백나무

 

동백나무?

집 입구에 있었지

큰 동백나무

 

 

저 멋진 동백나무가
잘려버리고 만다니

뭔가 안타까운 기분이 드네

 

사이다의 탄산같은 물방울 모양

별명을 붙인다면 「마담 사이다」

 

너 혹시 츠바키문구점의 손녀딸?

 

 

앉으세요

고마워요

 

들었어요

 

할머님이 돌아가셨다는 것 같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송구스럽습니다

할머니의 아시는 분이신가요?

아니요 저는 그냥 손님이에요

할머님에게 대필을 부탁했었어요

 

어머 당신 모르나요?

할머님은 편지를 대신해서 쓰는

대필의 의뢰를 받아서

알고 있어요

죄송합니다

이런 때에 미안하지만

 

내 편지는 어떻게 되었는지 해서

 

정리할 때 그런 편지는 없었던 거 같아서

쓰기 전이었다고 생각해요

죄송합니다

아~ 그렇군요

 

그러면 편지는 당신이 써 주세요

네? 제가요?

당신 손녀분이시죠?

그렇긴 하지만

저는 쓸 수 없어서요

 

쓰나다상 댁의

 

곤노스케상이 돌아가셨어요

곤노스케상...이요?

당신 곤노스케상 몰라요?

이 주변에서는 꽤 유명한데요

죄송해요

심장에 지병이 있다는 건

전부터 들어왔지만

 

계절이 바뀔때라서

 

몸이 버티지 못했던 거겠죠

부부의 애정이 흘러넘쳐서

매우 영리한 아이였는데

곤노스케상은 아직 어렸나요?

네 쓰나다상 댁에는 아이가 없어서

곤노스케상을 들였었어요

 

나도 바로 장례식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이런 다리라서

폐를 끼치게 될 것 같고

조의의 뜻을 편지로라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러셨군요

 

그런 이유니까 부탁해요

 

그러니까 저는 무리예요

맞다

 

당사자의 얼굴을 보는 편이

쓰기 편하겠네

 

이게 곤노스케상이에요

 

원숭이...인가요?

 

 

마음을 담아서 부탁해요

이 위압감... 거절할 수 없어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아메미야가는

에도시대부터 계속해서

유서깊은 대서사의 가계였다

 

옛날에는 「우필」이라고 불리웠던 직업으로

고귀한 신분의 사람이나

영주를 대신해

편지를 대필하는 것을 직업으로 해 왔다

 

아메미야가는

대를 이어 여성이 가업을 이어

할머니는 10대째

나는 11대째라고 했다

뭐가 11대째라는 거야

 

하지만 뭐 펫의 조의문이라면

나라도 어떻게든 될 지도 몰라

 

안녕하세요

구구짱 어디 가?

점심을 먹을까 해서요

그래 뭐라도 곤란한 일이 있으면 얘기해

 

감사합니다

 

왜?

창고의 열쇠

 

마당의 창고?

할머니가 매일 문을 열어서

바람을 통하게 했어서

문을 열고 싶은데

열쇠가 보이지 않아요

 

시라카와상이라면 알고 있을지도

시라카와상?

관광가이드하는..

전에는 도쿄의
일류 기업에서 근무했어

시라카와 세이타로상 인가요?

맞아 맞아

시라카와상 회사 그만두었나요?

응 가끔씩
할머니의 가게에 얼굴 비춰서

그렇지? 여보

무거운 물건 옮겨주거나

물건 사다 주거나

그랬었어

하토코짱?

 

어라~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니

 

창고의 열쇠

어딘가에 있었던 생각이 드는데...

괜찮아요 감사해요

드세요

고마워

 

갑자기 와서 미안하네

저야말로 할머니가 여러가지로
신세를 지신 것 같아서...

아냐 아냐

신세를 진 건 내쪽이었어

 

여기서 관광가이드를 시작했을 때도

상담해 주셨었어

그러셨나요?

잘 마실게

 

하토코짱

이 가게 이어갈 생각은 없어?

 

할머니와의 사정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든 여기를 남겨둘 수 없을까 해서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가게를 이을 생각은 없어요

이 집도 팔 생각이에요

그렇구나

 

미안해

주제넘은 소리해서

 

이 집에 좋은 기억같은 건 없다

 

이건 네가 아기였을 때

베냇머리로 만든 붓이야

다른 사람을 대신해 편지를 쓰는 거니까

글씨를 잘 쓰게 되지 않으면 말이 안 돼

 

너는 지금부터 이 붓으로

열심히 연습하도록 해

 

처음에는 조금 두근거렸다

먹을 저쪽으로 보내

 

스스로 해 보거라

 

の자 모양으로 써서

 

급하게 간 먹으로 쓴 글씨에는

혼이 깃들지 않아

하지만 그 두근거림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붓자루를 눕히지 말고 좀 더 세워

 

하품 하지마

 

놀러가고 싶어?

 

친구가 가자고 해서

 

오늘은 어제 제대로 쓰지 못한

「가나다」의 「다」를

밤의 연습시간까지
연습하기로 약속했잖아

 

 

할머니의 말씀은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눈깜짝할 새에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마이짱

다음주 토요일 모두 다 같이
에노시마에 갈 건데

구구짱도 같이 가지 않을래?

 

사실은 엄청 가고 싶었다

하지만 토요일은 매주

편지를 쓰는 연습이 있어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하토코 들뜬 기분으로
붓 잡는 거 아니야

견습이라고 해도

너는 대서사 나부랭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정신통일해서 다시 한 번

 

이런 거 사기잖아

다른 사람인 척해서 편지를 써서

모두 엉터리 거짓말투성이잖아

사기라도 괜찮아

 

하지만 편지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사람이 있어

스스로 마음을 술술
쓸 수 있는 사람은 문제없지만

쓸 수 없는 사람을 위해서

대서사가 있는 거야

 

떡은 떡집이라고 하잖아?

 

대서사는 카게무샤 *
(적을 속이기 위해 대장으로 가장한 무사)

결코 햇빛을 보진 못해도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장사라구

 

뭐가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서야!

모두들 즐거운 일 하고 있는데도

어째서 나만

다른 사람인척 해서
편지따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정신통일해서 다시 한 번

 

이제서야 알겠어

엄마가 나를 두고 나간 이유가
당신 때문이란 거

 

당신의 인생 떠넘기지 마

 

나는 엄마의 기억이 없다

얼굴 조차도 모른다

 

이 날을 계기로

나는 알기 쉬운 형태로 불량해 졌다

 

어서 오세요~

 

나?

어서 오세요

 

하탕

죄송해요 우리 딸이...

아니에요 저기..

아직 점심 하시나요?

 

계산해 줘

죄송합니다 기다리시게 했네요

 

잔돈은 됐어

아이에게 사탕이라도 사 주게

항상 감사드립니다

여기요

 

실례하겠습니다

 

하토구구

 

지난 번에는 할머니의 장례식에 와 주셔서...

 

너희 엄마는 어떻게 하고 있어?

 

모르겠어요

 

너 가마쿠라에 돌아오는 거야?

아니요

 

그렇겠지

 

감사합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어서 오세요

 

오늘의 런치는 음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만

 

그럼 오늘의 런치와 커피 주세요

알겠습니다

 

하탕

손님을 방해하면 안 돼요

괜찮아요

저도 얘기하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이름 하탕이라고 해?

맞아 이름 알려 줘!

나는 말야 구구짱

구구짱!

 

하탕에게 답장 써도 돼?

좋아!

 

답장이다!

 

있잖아 구구짱

풋콩 좋아해?

풋콩?

하탕 풋콩 좋아해!

 

나도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맛있었어요

하루나가 있어서
정신 없으셨죠?

아니에요 하탕 덕분에 재밌었어요

있잖아 또 구구짱에게 편지 쓸 거야

집 어디야?

우리 집은 회관 안쪽에 있는

츠바키 문구점이라고 하는 가게야

 

그 문방구 분이신가요?

아니 언제까지 있을진 모르겠지만요

또 올게요 바이바이~

감사합니다

 

나에게도 하탕처럼

단지 즐거워서 편지를 쓴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즐거움을 빼앗은 건 할머니다

 

재주는 궁할 때 도움이 된다고
흔히 얘기하듯이

해외에서 돈이 바닥났을 때

동양문화를 동경하는 외국인에게

한자를 써서

그 팁으로 생활했던 적도 있다

그 때만은 그 특훈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대필의 일을 하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거면 되겠지

 

구구짱 주먹밥...

당신 곤노스케상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할머님이였다면 이런 실례되는 편지는
절대로 쓰시지 않았을 거야

귀여워 했던 펫의 죽음은

정말로 슬픈 일이시지요

반드시 곤노스케상이

천국에서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펫의 조의문이라면 보통...

다시 한 번 고쳐주세요

하지만

손님이 맘에 안 든다고
얘기하고 있는 거야

 

한 번 받아들인 일은

끝까지 해내는 것이

프로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오늘은 툇마루에서 점심식사?

 

바바라 부인

 

곤노스케상이라...

 

제 나름대로 제대로 쓰려고 했어요

실례되지 않도록

하지만 손님에게 혼나버려서

 

있잖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할 수있는 일따위

아무 것도 없는 거야

 

뭔가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상대의 마음에 다가서는 것뿐

상대의 마음에 다가선다...

하지만 죽은 건 원숭이에요

 

여기다

 

어머

 

앗 죄송해요 저...

곤노스케를
만나러 오신 건가요?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

하지만...

 

곤노스케를 만나러 오신 분은

모두 들어오고 계시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곤노스케 지금 남편하고

산책 가 있지만 금방 돌아올거예요

 

이런 모습으로 부끄럽네요

그래도 정원의 풀은 금방 자라 버리니까

제대로 깎지 않으면

곤노스케가 던진 공이

행방불명이 되어 버려요

그런가요

곤노스케는 깔끔한 걸 좋아해서

진흙이 묻은 공을 주면

필요없다고 던져버리니까

매일 볼을 닦는 것도 큰일이에요

결벽증은 남편을 닮았나봐요

저기 곤노스케상은

여보 손님이야?

저기 곤노스케를 만나러 와 주신 분

죄송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아메미야라고 합니다

 

여보 손님께 차를 내와야지

저는...

어머 죄송해요

그러면 곤노스케의 주스도 가져올게요

다 같이 차를 마셔요

 

죄송합니다

곤노스케상은 계신가요?

 

여보 안에서 잠깐 쉬자구

죄송해요 저 실례하겠습니다

잠깐 기다려 주세요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정말로 죄송하게 됐습니다

아니요 저야말로

 

곤노스케를 화장할 때까지는

아내도 다부지게 행동하고 있었지만

그 뒤로부터 갑자기 저렇게...

 

머리로는 곤노스케의 죽음을
이해하고 있어도

마음이 따라오지 않는 것 같네요

 

곤노스케상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여기서 살고 있었나 봐요

 

6년전 우리는 산에서

부모를 잃어버린

아기원숭이 곤노스케와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수의사에게 심장이 약해져 있어

1년을 견딜 수 있을지 어쩔지
모르겠다고 들었습니다

 

시설에 보내라고 얘기 들었지만

아무래도 보낼 수가 없어서

 

아내가 헌신적으로 간병한 덕분에

곤노스케는 건강을 되찾아서

1년이라고 들었었지만

6년이나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자식운이 없었던 우리들에게는

곤노스케가 우리들의
아이들처럼 생각되어서

소중히

소중히 키웠습니다

곤노스케 이리와

 

곤노스케는 착한 아이구나

 

가족 셋이서 계속 함께 있자

 

아이가 없는 우리는

곤노스케를 만나고서 처음으로

부모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보같죠?
원숭이를 아이처럼 다루다니

그렇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확실히 곤노스케는 원숭이입니다

 

곤노스케는 괴로웠을 테지요

그래도 언제든 우리들을
웃게 해 주었습니다

마지막에도

 

곤노스케가 손뼉을 치면

우리들이 웃으니까

 

괴로울텐데도 열심히

 

손뼉을 치려고 해서

 

곤노스케는 우리들의 천사였습니다

 

계신가요?

 

이거 간식

갈림길에 있는 버스정류장 앞의 빵

감사합니다

 

알람시계?

죄송해요

 

저 아침에 잘 못 일어나서

못 일어나면
할머니가 깨우러 와 주셨어요

스위치를 꺼도

할머니가 켜서 알람을 울리게 하니까

바늘을 돌리는 기술을 짜내서

그래서 그대로 스위치를 끄지 않아서

울려버린건가

 

알람이 울리면 옆에서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드세요

잘 마실게

 

어제 가게에서 여자 분에게
꾸중 들었다면서?

 

오후쿠의 부인께 들었는데

괜찮아?

 

걱정되서 와 주신건가요?

뭐 오후쿠상 댁까지 왔었으니까

 

할머니는 어떤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편지를 쓰셨던 걸까요?

 

전 할머니가 의뢰받았던 편지를

대신해서 쓰게 되었는데

 

제 자식과 다름없던 원숭이를 잃고
슬퍼하고 있는 사람에게

펫으로 취급하며

적당히 최악의 편지를 쓰고 말았어요

손님이 화를 내시는 것도 당연해요

 

솔직히 저 고작해야 편지 한 통 이라고
생각해 버렸으니까...

 

한 통의 편지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전혀 다른 것으로 바꿔 버릴 수가 있어

 

할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으셨지

 

아 맞다!

왜요?

창고의 열쇠

부엌의 싱크대 아래 찬장에

걸려 있는 것 아닐까?

 

그 무렵의 냄새가 났다

 

창고는 방에서 버리지 못했던

 

할머니의 대필 도구 보관함

 

할머니의 보물상자

 

하토코

그 편지에 가장
어울리는 도구를 골라서

몸을 깨끗하게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붓을 쥐거라

 

너의 마음이 올바르다면

자연히 붓은 움직일 거야

 

그것이 대서사야

 

부의의 편지는

정해진 규칙이 많다

 

조의문의 경우

먹은 평소와는 반대로

왼쪽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 규칙

 

먹의 색은 진해져서는 안 된다

 

슬픈 나머지 눈물이 떨어져 옅어졌다

라는 의미다

 

보통 격식의 편지에는

2장을 겹친 봉투

조의의 경우에는

불행이 2번 겹치지 않도록

한 겹을 사용한다

 

마담 사이다는

섬세하고 상냥한 사람일 지도 몰라

쓰나다상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까

어떻게 말을 건네면 좋을지 고민되어

할머니의 대필을 의뢰했을 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것처럼

신기한 감각이었다

 

그것이 마담 사이다였는지

할머니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곤노스케님의 갑작스런 부고에

단지 망연히
하늘을 올려다보고 말았습니다

 

또 병으로 요양중이라고는
듣고 있었습니다만

 

설마 이렇게 빨리
세상을 떠나게 되리라고는

 

생각해보면 곤노스케님은 항상

동그란 눈동자와 순수한 마음으로

저를 대할 때도

상냥하게 대해 주었습니다

 

곤노스케님의 명복을

마음으로부터 기원하겠습니다

 

이걸로 됐어요

정말이에요?

할머님을 따라서

당신이 이 편지를 보내세요

대금은 내 앞으로 청구서를 보내줘요

알겠습니다

 

당신 내 글씨랑
똑닮은 글씨를 쓰네

 

할머님과 마찬가지로

 

할머님은 말야

나의 첫번째 러브레터를

대필해 주셨어요

 

할머니가 말이에요?

 

그 상대가 지금의 남편

 

나는 당신의 할머님 덕분에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었어요

 

한 통의 편지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전부 다른 것으로
바꿔 버릴 수도 있다

 

저 낡고 좁은 방 안에서

할머니가 그런 엄청난 일을
하고 있었다는 걸

나는 모르고 있었다

 

하토코짱

아저씨

여기의 철거는
빠른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업자에게 와 달라고 했어

잘 부탁드립니다

하토코짱 그렇게 언제까지

가마쿠라에 있을 수 없는 거지?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토코

 

뭐하고 있는 거야

 

빨리 지워

 

집의 신님이 화내고 있다구

벌을 받을거야

 

몇 시에 돌아오던지 내 맘이잖아

 

이 집에 살고 있는 한

제멋대로는 용서할 수 없어

 

자신이 뚫은 구멍은

스스로 막아

 

웃기지 마 할망구

 

하토코

 

이거

 

필요없어

용돈 아니야

 

도쿄에서 아무 것도 되지 않으면

이 돈으로 돌아오거라

 

넌 세상물정을 모르니까

 

호된 일을 당하는 게 당연한 거야

 

이런 집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거야

 

하토코짱

 

다음 주 이 나무 자르러 오도록

수배해 놓았습니다

이 동백나무 자를 건가요?

건물을 부수는데 방해가 되니까 말야

맞아 하토코짱

인감 있을까?

서류에 인감이 필요하대

 

아저씨

 

저 여기에 있을게요

있다니?

이 집에서 살게요

문구점 할 거예요

뭐?

 

왜 저렇게 말했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다

 

앞으로의 일 같은 건

전혀 알 수 없어도

 

지금 나는 여기에 있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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